Re]우리 애기 치아 좀 봐주세요.. 개구쟁이치과
등록:2010-08-16 오후 8:31:01, 조회:1594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사진만으로는 제가 직접 검진하는 것에 비해 View가 제한 되기 때문에 극히 일부의 정보만을 알 수 있지만...다음과 같은 사항이 유추됩니다.

1. 윗 앞니 4개의 뒷면(즉, 입천장쪽)이 많이 썩어있을 것 같습니다(앞부분의 노란 부분은 충치의 극히 일부일 것입니다.) 뒷면에 지지되는 치아가 썩어 있으니 치아가 약해서 쉽게 부스러진다는(깨진다기 보다는) 착각이 들 수 있습니다.
2. 어린이의 연령은 최소한 돌은 지난 것으로 보이며, 송곳니와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만 1세~1.5세 사이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치과의사들은 만 1세 경에는 이유식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여 왔습니다만...요즈음 국내에서 모유수유운동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유수유운동가들의 주된 주장은 WHO/Unicef에서 발표한 원칙(모유는 치아를 썩게 하는 능력이 분유나 우유에 비해 적으니, 2돌 혹은 그 이상까지 어린이가 원하는 만큼 먹여도 된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논문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기 전인 BC 10,000년 이전의 어린이 유골에서는 치아우식증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어린이 치아우식증은 탄수화물은 섭취하기 시작했던 BC 10,000년 이후에 증가하는 사실을 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모유만으로는 충치를 유발하는 정도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논리적으로 맞는 주장처럼 들리지만,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 보면 현실적인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현대의 사회는 유아들이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지극히 어려운 구석기 시대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아마도 밥,과자,빵 등등의 탄수화물을 얼마든지 섭취할 수 있고, 그 중 일부가 치아에 남아있다가 침이 잘 나오지 않는 [밤에수유]시, 모유와 함께 밤새도록 부패하여, 과거 Baby Bottle Caries라고 불리었던 특징적인 치아우식증(난지 얼마되지 않은 윗앞니4개의 심한 우식증)을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밤에 모유만 먹이는 어린이들에게서도 이런 심한 우식증이 종종 관찰됩니다. 정말로 하루 종일 '모유만' 먹는다면 보다 치아우식증이 적게 생기겠지만, 생후 몇 달되지 않은 영아가 아닌 이상 '모유만' 먹고사는 것은 영양면에서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유가 분유나 우유보다 치아를 썩게 하는 능력이 적은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탄수화물 함량 자체는 모유가 더 많지만, 특징적인 주성분 중에 락토페린 같은 것이 항우식 작용에 기여하지 않나하고 유추되고 있습니다. 또한, 모유가 분유에 비해 면역, 어머니와의 친밀감 등등 수많은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아무래도 사람에게는 사람의 젓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밤중 수유]입니다. 만약, 모유를 모아두었다가 낮에만 먹인다거나, 모유를 먹고 깨끗이 잇솔질을 하고 잔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은 [모유수유]와 [밤중수유]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모유수유는 분명 좋지만, 왜 하필 밤에 젓을 빨다가 자야만 하는가가 문제가 되는 것 입니다. 치아가 없던 영아기에는 밤이나 낮이나 자주자주 모유를 먹여야 하고 그래도 치아가 아직 없기에 타격이 적지만, 나이가 점점 들면서 먹는 빈도는 조금씩 줄어들어야 정상입니다. 만약 [밤중에 무언가를 먹어야만 잠이 드는] 혹은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무언가를 먹어야만 하는] 습관이 계속 남아있다면 그것은 치과적인 문제로 발전하는 유력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자녀분의 앞니는 입천장 쪽이 많이 썩어 있을 것으로 유추되며, 유력한 원인 중의 하나는 늦게까지 계속되고 있는 [밤중수유]로 생각됩니다.

2. 부모님의 치아가 부실한 것이 '유전적'으로 자녀분에게 전달된 것일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환경적' 영향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3.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진이 요구됩니다. 그에 따라 보다 정확한 대처/치료법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유치 자체를 예방/치료하는 의미보다는, 많이 손상된 유치 때문에 만 7~8세경에 날 영구치 앞니에 가해질 타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는 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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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까지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남자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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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치 8개가 완전히 났고, 3개가 지금 올라오고 있는 중인데요,
> 유첨파일의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앞니 중에 하나가 뭐를 앂다가 그랬는지 물어뜯다 그랬는지 일부가 깨져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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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치아가 부실해서 충치가 심해 발치하고 교정도 하고 그랬었는데 저를 닮은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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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를 너무 심하게 오래 먹이면 치아 관리가 어렵다는 말도 있고..어떻게 관리를 하면 좋을지, 그리고 지금 깨진 치아는 그냥 두어도 괜찮은지 모르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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